제이군의 일상다반사

고양이의 마음과 감정을 알아보는 법 본문

고양이 집사의 일기/고양이 상식

고양이의 마음과 감정을 알아보는 법

친절한 J군 2017. 8. 30. 00:48

 

  주인이라면 ' 고양이는 무슨 생각을 할까? 그것이 알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을 것입니다. 지긋한 눈빛으로 주인의 얼굴을 쳐다보는 고양이를 보고 그런 궁금증이 생기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것입니다. 그런데 고양이는 생각을 한다기보다 느끼는 동물입니다. 간혹 '어떻게 하면 xx할 수 있을까?' 하며 고민하는 듯한 모습을 볼 때면 아주 약간의 생각이란 걸 하는 것 같기도 하지만 대부분 직감에 의존하고 복잡한 생각은 하지 않는 동물입니다. 한곳을 응시하고 심사숙고하는 것처럼 보여도 실은 멍하니 있는 것뿐, 곧 꾸벅꾸벅 졸기 시작할 것입니다. 결코 고양이를 바보 취급하는 것이 아니라 복잡한 생각이 가능하다면, '아까는 미안했어, 나중에 뭐해줄께' 같은 말이 통하겠지만, 느끼는 것이 주류라면 느꼈을 때까 전부라는 뜻입니다. 비논리적인 이 느낌이 반복되고 쌓여서 곧 주인과의 관계가 됩니다.

  그렇다면 고야이는 어떨 때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가 남는데, 사람들이 흔히 오해나는 것처럼 원망이나 원한, 심술 등과는 거리가 멉니다. 순수하게 기쁨과 안심, 불안이나 불만을 느끼는 고양이는 본성이 나쁜 동물이 아닙니다. 인간과 동물을 동일시 하면 고양이의 기분을 잘못 읽게 된다는 사실을 항상 기억해야 합니다.

  고양이가 우선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안심'입니다. 고양이는 안심할 수 있는 상황에서 주인의 애정을 받으면서 행복을 느끼므로, 우리가 읽어내야 할 것은 그 안심의 정도입니다. 따라서 고양이의 불안과 불만요소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고양이의 기분을 잘 읽어내야 합니다. 동물의 말은 주로 바디랭귀지, 즉 몸짓으로 표현됩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말과 다른 점은 전달하려는 의도가 없어도 저절로 기분이 드러난다는데 있습니다. 그 기분을 캐치해서 반응하는 것이 동물의 언어입니다.

  인간에게도 바디랭귀지는 있습니다. 난처할 때 저도 모르게 눈썹을 찌푸린다든지 기쁠 때 입이 벌어진다든지 슬플 때나 감동했을 때 눈물이 솟아오르기도 합니다. 이것은 감정이 드러나는 언어라는 뜻으로 무드랭귀지라고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고양이의 울음소리도 무드랭귀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흔히 이 울음소리를 뭔가 요구하는 것으로 해석하는데, 기본적으로는 불만스러운 마음의 표현입니다. '밥을 줘'가 아니라 '배고파', '문 열어줘'가 아니라 '여기 있기 싫어' '안아줘'가 아니라 '외로워' 등 불만스러운 감정이 울음소리로 표현되는 것입니다.

  고양이의 '냐옹, 냐옹' 하는 울음소리는 원래는 새끼고양이가 어미에게 보호나 보살핌을 요구할 때 내는 것으로, '나 지금 곤라해, 여기로 와줘'를 알리는 신호입니다. 그리고 집고양이는 새끼고양이의 정신을 가졌으므로 서욤가 되어도 불만을 울음소리로 표현합니다. 어리광쟁이 고양이일수록 잘 우는 이유가 바로 그 때문입니다.

  다시 말하면 바디랭귀지로 표현되는 것은 주로 불안, 울음소리로 표현되는 것은 불만입니다. 안심하고 만족스러워 하는 고양이는 이렇다 저렇다 하는 '말'없이 기분 좋은 듯 눈을 감고 있을 뿐입니다.

  고양이가 털을 세운 채 등을 둥글게 말고 귀를 뒤로 젖히며 하악거릴 때, 보통 '고양이가 화났다'고 표현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인간사회에서 말하는 '화'가 아니라 자신을 실제보다 크게 보여 ' 그 이상 다가오면 공격한다'는 위협입니다. 강한 척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무서워'라고 느끼는 것인데, 이 무서워도 불안에 속합니다.

  무드 랭귀지로 명확하게 표현되지 않을 뿐이지 고양이가 불안과 불만, 안심과 만족밖에 느끼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고양이가 느끼는 미묘한 감정을 추측하기 위해서는 꼬리의 움직임을 봐야 합니다. 고양이의 꼬리는 푹 잠들었을 때는 제외하고는 항상 움직이고 있습니다. 꼬리의 움직임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는데 그것이 바로 오묘한 감정의 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떤 감정일 때 어떤 동작을 하는지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강하게 뭔가를 느꼈을 때는 강하게, 어렴풋이 느끼고 있을 때는 약하게 흔듭니다. 그리고 꼬리를 어덩이 부분부터 크게 흔들거나 꼬리 끝만을 흔드는 변화까지 더해지면 더 강한 감정의 변화를 나타냅니다.

  꼬리가 나타내는 미묘한 감정은 매일 고양이와 접하고 애정을 가지고 지켜보는 주인만이 알 수 있습니다. 함께 생활하며 동화되다보면, 어느새 꼬리로 말하는 고양이의 언어를 이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것입니다. 바디 랭귀지라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고양이의 기분을 읽을 수 있는 행동이 몇가지 있습니다.

  고양이는 놀란 다음에 등을 살짝 핥는 습관이 있습니다. 아마도 새끼 시절 어미가 몸을 핥아주면 평온한 기분을 느꼈던 것이 남아, 성묘가 되면 스스로 이 그루밍을 해 마음을 진정시키고, 다 핥으면 곧 잠에 빠져드는 것 같습니다. 스킨십은 그 정도로 마음을 가라앉히는 힘을 가졌습니다. 갑자기 낯선 사람이 집에 들어와 놀랐다든가 낮잠을 자다가 높은 곳에서 떨어졌을 때 등 무의식중에 동요를 가라앉히기 위해 스스로 스킨십을 하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보통 패턴화된 동작으로 등을 2~3번 할짝할짝 핥는데, 그럴 때는 느긋한 마음으로 고양이를 안고 천천히 진정시켜주도록 합니다.

  또 잠에서 깬 고양이를 안으면 고양이가 키스하듯 입을 가져다댈 것입니다. 외출하고 돌아왔을 때도 똑같은 행동을 하는데, 이것은 정보를 얻기 위해 입 냄새를 맡으려는 것입니다. 아마도 '뭐 맛난 거 먹고 왔어?' 하는 마음일 것입니다. 원래는 고양이들끼리 하는 인사로, 사람을 동료라고 생각하기에 하는 것는 것 같습니다. 키스를 하는 것이 아니니 입 냄새를 충분히 맡게 해주면 되며 고양이는 그것으로 만족할 것입니다. 이처럼 사람이 고양이를 상대하려면 고양이의 마음이 되어 고양이 같은 발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습니다.

  영역동물인 고양이는 자기 구역 안에 냄새로 자신의 '도장'을 찍는 습성이 있습니다. 이것을 마킹이라고 하며, 이 행동으로도 기분을 읽을 수 있습니다.

  먼저 얼굴 냄새 묻히기, 고양이의 뺨과 턱에는 매새가 나는 취선이 있는데 릴렉스 상태일 때 여기저기에 얼굴을 문지릅니다. 릴렉스하고 있다는 것은 안심하고 있다는 뜻으로 그곳은 고양이에게 안심할 수 있는 장소, 즉 영역의 중심이라는 뜻입니다. 묻힌 냄새는 안심의 냄새, 따라서 그곳은 점점 안심할 수 있는 지역이 되어갈 것입니다. 안심할 수 있는 장소에서 릴렉스 상태일 때마다 안심의 냄새를 묻히며 역역을 지키는 것입니다. 보통 가국의 모서리 같은 데 냄새를 묻히는데 사람의 다리에 할 때도 있습니다. 사람까지 포함하여 자신의 영역으로 생각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 한 가지 마킹은 발톱갈이의 흔적입니다. 발톱을 갈 때 발바닥에서 나오는 냄새가 발톱을 간 대상에 묻는데, 이것도 고양이에게는 중요한 마킹, 고양이는 '좋아 한번 해볼까'하는 기분이 고양된 상태에서 발톱갈이를 합니다. 그러면 '해볼까'의 기분이 냄새로 남습니다. '이 영역에는 활기찬 고양이가 있다'는 침입자에 대한 경고입니다.

  마지막으로 스프레이라는 마킹이 있는데, 이것은 불안할 때 하는 냄새 묻히기입니다. 중성화 수술을 하지 않은 수컷이 하는 경우가 많고, 암컷도 간혹 할 때가 있습니다. 침입자가 있을 때나 낯선 장소에 갔을 때 등 크게 불안함에 휩싸였을 때나 동거 고양이와 도저히 잘 안 풀릴 때도 보입니다.

  집고양이는 죽을 때까지 새끼고양이의 정신 상태이기 때문에 성묘가 되어서도 새끼고양이 특유의 행동이 남아 있습니다. 특히 어리광쟁이 고양이일수록, 그리고 수컷에게 좀 더 많이 보입니다. 일단 꼬리를 위로 쳐들고 주인에게 다가오는 행동입니다. 원래 새끼고양이가 어미고양이에게 보살핌을 요구하며 다가갈 때 하는 행동입니다. 아마도 이렇게 하면 어미가 엉덩이를 핥아주기 쉽기 때문일것입니다. 그래서 집고양이는 주인에게 먹이를 조를 때나 안아주기 바랄 때, 새끼고양이의 기분이 되어 꼬리가 섭니다.

  또 안으면 목을 골골대며 울고 이것은 새끼고양이가 젖을 먹을 때의 습성으로, 젖을 먹고 잇을 때와 마찬가지로 안식과 만족을 느끼고 있다는 뜻입니다. 두발로 사람의 몸을 번갈아 누르는 고양이도 있는데 앞발을 번갈아 움직이는 이것은 젖을 먹을 때 하는 행동입니다. 새끼는 양손으로 엄마젖 주변을 번갈아 누르며 젖을 먹는데, 그렇게 하면 젖이 잘 나옵니다. 보통 꾹꾹이라고 하는 이런 행동을 통해 젖을 먹고 잇을 때와 똑같은 기분을 느끼는 것입니다. 꾸꾹이는 사람의 몸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이불 위에 하기도 합니다. 부드러운 이불과의 접촉이 새끼 시절의 향수를 느끼게 하는지 이불을 쭉쭉 빨며 이렇게 앞발을 번갈아 꾹꾹 누르는 고양이도 있습니다.

  이것은 '아가 상태로 돌아가기'쯤 될 텐데 집고양이는 평생 독립할 필요도 없으니 아기인 채로 있어도 상관없을 것입니다. 그쪽이 더 귀엽기도 하고 고양이는 귀여움을 받음으로써 행복해하니' 잘한다, 잘한다' 하며 가볍게 어덩이를 두드려 재워주면 되겠습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