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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집사의 일기/고양이 상식

고양이 놀이방법

친절한 J군 2017. 8. 24. 21:26

  고양이는 사냥본능을 갖고 태어납니다. 눈이 보이기 시작할 때부터 손을 내밀어 움직이는 것을 잡으려는 것이 그 표현입니다. 움직이는 것에 반응할 수밖에 없고 잡지 않을 수 없는 그 '충동'이 바로 사냥본능입니다. 이 충동 때문에 고양이는 새끼 때부터 움직이는 것에 반응합니다. 처음에는 잘 잡지 못하지만 놀이를 하면서 점점 능숙해지므로, 본능적인 사냥 충동이 있는 한 고양이는 어느새 사냥의 달인이 됩니다.

  그렇다면 이 충동을 지배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만족이나 즐거움, 희열같은 쾌감입니다. 본능적인 충동이 만족되면 쾌감을 얻고, 쾌감이 있기에 충동을 만족시키려고 행동합니다. 간단히 말하면 '즐겁기 떄문'입니다. 즐겁기 때문에 새끼고양이는 움직이는 것에 손을 내밀고, 성묘가 되어 실제로 사냥을 하는 것 역시 즐겁습니다. 집고양이라면 사냥할 필요는 없지만 본능적인 사냥충동을 충족시켜주면 분명 즐거워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가정 내에서 사냥충동을 채울 수 있게 해주면 됩니다. 그것이 육식동물로서 이 세상에 태어난 고양이의 고품격 라이프일 것입니다.

  사냥충동을 만족시켜 주는 방법은 바로 놀이! 사냥을 할 때와 똑같은 동작이 가능한 유사사냥은 고양이에게 즐겁고 재미있는 놀이가 됩니다. 사냥을 흉내냄으로써 고양이는 지루하지 않고 활기찬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고양이를 놀게 하는 데는 의외로 손이 갑니다. 고양이용 장난감을 주기만 해서 끝나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고양이용 장난감은 고양이가 혼자 놀 수 있도록 고안된 도구입니다. 펫샵에서는 다양한 고양이 장난감을 팔고 있는데, '이것만 주면 고양이가 질리지 않고 계속 논다'는 제품은 없습니다. 혼자 노는 데는 한계가 있으므로 고양이는 언젠가는 질려서 쳐다보지도 않게 됩니다.

  고양이의 놀이가 사냥기술을 습득하기 위한 준비훈련이라는 말은, 즉 놀이에 레벨업을 해줘야 한다는 뜻입니다.

새끼고양이는 하루 종일 즐겁게 오뚝이 장난감을 쫓아다니지만 그것도 2~3일쯤 하다보면 질리게 됩니다. 오뚝이 장난감을 쫓아다니는 동작을 마스터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때쯤 되면 좀 더 난이도 높은, 움직임이 가능한 놀이가 아니면 재미를 느끼지 못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혼자 갖고 노는 장난감만으로는 역부족일 때가 옵니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좋은 방법은 사람이 직접 '고양이 장난감' 을 이용해 함께 놀아주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사람의 지혜와 노력으로 얼마든지 레벨업이 가능하므로 고양이가 어려운 스킬을 완수할 수 있습니다. 사람은 자유자재로 도구를 움직일 수 있습니다. 노리는 대상이 예측 불가능하게 움직이면 사냥 본능을 자극받은 고양이는 더 즐겁게 놀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식으로 조금씩 어려운 레벨에 도전하는 것이 고양이에게는 즐거운 놀이가 됩니다. 우리가 게임을 하며 즐길 때와 똑같습니다.

  고양이 장난감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일단은 고전적인 '막대 장난감'을 추천합니다. 사람이 움직이기 때문에 사용방법도 다양한데 실제로 사용하기 전까지는 그 요령을 알 수 없습니다. 가격도 싸니까 일단 사서 시험해보도록 합니다. 막대 장난감은 가격만 싼 게 아니라 가볍고 다루기도 쉽습니다. 스테디셀러 상품인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이 막대 장난감을 휘두르는 데도 요령과 기본 팁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고양이가 사냥하려는 동물의 움직임과 가능한 비슷하게 휘두루는 것입니다. 고양이의 사냥본능은 조상대대로 사냥해온 동물의 움직임을 포착했을 때 촉발됩니다. 사냥감의 움직임이 본능적으로 각인돼 있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독수리나 곰 같은 동작을 한다면 고양이는 당연히 도망치게 돼 있습니다. 그것은 사냥감이 아닌 천적의 움직임으로 각인돼 있기 때문입니다.

  고양이의 사냥감으로 각인된 대표적인 동물은 쥐와 벌레, 도마뱀 등의 작은 동물이나 작은 새 등입니다. 놀이의 기본요령은 이 동물들의 움직임을 막대 장난감으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쥐라면 쥐, 벌레라면 벌레로 버전을 나눠 재현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각각의 사냥감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아야 하므로 상상력 발휘는 물론, 밖으로 나가 자연을 관찰할 필요도 있습니다. 사냥감의 움직임과 비슷하게 흔들수록 고양이의 흥미를 이끌어낼 것입니다. 주인과 고양이는 수렵본능을 최대한 끌어낸 유사사냥을 통해 즐거운 놀이가 가능합니다. 이렇게 본다면 고양이를 놀게 하는 것은 동물행동학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쥐는 쪼르르 움직이다가 멈추고 또다시 움직입니다. 그리고 고양이가 있다는 것을 깨달으면 맹스피드로 도망가 구석으로 숨습니다. 막대 장난감의 끝부분에 쥐의 마음을 담아 쥐가 됐다가 생각하고 움직이자, 처음에는 산책하듯이 여기저기 쪼르르쪼르르, 그러다 고양이에게 발견되면 필사적으로 도망쳐 구석이나 옷장 뒤에 숨도록 합니다.

  고양이는 도망치는 움직임에 강하게 반응합니다. 즉 자신에게 멀어져가는 것을 쫓으려 하는 성질이 있습니다. 반대로 다가오는 것에는 당황합니다. 포식자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옷장 뒤에 숨어 힐끔힐끔 일부가 보일 때 더 강한 반응을 보입니다. '지금 놓치면 끝장이야' 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이런 것들을 인지한 후 막대 장난감으로 쥐를 연기합니다. 고양이를 관찰하며 중간중간 움직임에 변화를 줍니다. 흥미를 잃는 것 같으면 갑자기 움직이다가 고양이가 막대 장난감에 달려들면 마구잡이로 움직이면서 속도를 내어 도망칩니다.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상황을 연출하면 고양이는 완전히 흥분해서 날뛸 것입니다.

  기본적인 놀이방법을 터득하면 고양이나 사람이나 질리지 않고 놀 수 있습니다. 그것은 고양이에 대한 이해로 이어지고, 동시에 고양이도 사람을 이해하게 되므로 둘 사이의 유대감은 더욱 강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유대감이 강해지면 그때부터 진짜 놀이가 시작됩니다. 각 가정 특유의, 혹은 특정 고양이와 사람 간의 독자적인 놀이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고양이는 이미 사람과 노는 재미를 알았으므로 사람의 유혹에 적극적으로 응해올 것입니다. 그러면 사람과 고양이는 자연스럽게 공동규칙을 만들며 놀이를 완성해갑니다. 그것은 신기한 경험일 것입니다. 처음 그 계기를 만들어야 하는 쪽은 사람입니다. 고양이의 성격을 알면 어떤 방법을 써야 고양이가 응해올지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시험 삼아 여러 가치를 시도해보고, 응해온다면 놀이를 점점 발전시키도록 합니다. 이것은 놀이를 통한 사람과 고양이 간의 무언의 대화이므로 훌륭한 커뮤니케이션입니다.

  '고양이는 새끼 때밖에 놀지 않는다'는 생각은 옳지 않습니다. 야생의 경우 성묘가 되면 사는 것만으로도 벅차서 놀 시간이 없어지는 것뿐입니다. 살 걱정이 없는 집고양이는 몇 살이 되더라도 잘만 놀고, 나이를 먹어 몸이 움직이지 않게 될 때까지 계속 놉니다. 언제까지라도 놀 수 있는 여유가 바로 집고양이의 특권입니다.

  특권을 지켜주고 커뮤니케이션을 멈추지 않는 것은 짧은 듯 긴 집고양이의 인생에서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행복일 것이며, 죽을 때까지 서로의 마음이 통하는 유대감 속에서 살게 하는 것은 주인이 줄 수 있는 최대한의 애정일 것입니다.

  '놀아줘야 하는데'라고 생각은 하는데 바바서 시간을 낼 수 없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고양이는 지속력이 없는 동물이므로 장시간 격렬한 움직임을 계속 할 수 없습니다. 15분 정도 뛰어다니고 나면 숨이 차오르고, 피곤해서 드러누우면 눈꺼풀이 곧 내려앉을 것입니다. 즉 1회당 15분 가량 놀아주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고양이가 금방 피곤해하는 것은 육식동물의 특성입니다. 말이나 사슴 같은 초식동물은 적에게서 달려서 도망치기 때문에 오래 다릴 수 있는 지속력이 있습니다. 또한 언제나 주위를 경계하고, 조금만 위험을 느껴도 무조건 달리고 봅니다. 계속 달리면 지속력이 없는 육식동물이 추격을 포기하리라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초식동물을 사냥하는 육식동물은 뛰어난 순발력은 가졌지만 지속력이 없습니다. 이처럼 육식동물은 순발력으로 승부를 보고, 초식동물은 지속력으로 그에 대항합니다.

  육식동물 중에서도 특히 이런 특징이 강한 고양이에게 순발력을 요하는 놀이를 하게 되면 15분이면 뻗을 것입니다. 요컨대 1회 15분의 놀이를 하루에 1~2회, 규칙적으로 놀아주면 고양이는 충분히 만족해합니다. 잠깐의 휴식시간을 할애해 고양이와 놀아주는 게 크게 어려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놀이가 하루 일과가 되면 고양이는 '이제 곧 놀이시간 아냐?' 라는 얼굴로 먼저 유혹해오기도 합니다. 장난감을 입에 물고 오거나 놀이시작 지점에서 대기하는 고양이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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