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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의 발톱관리 방법

친절한 J군 2017. 8. 20. 00:15

  실내생활을 하는 집고양이는 정기적으로 발톱을 깎아줘야 합니다. 만약 장난을 치다가 커튼이나 이불에 발톱이 걸려 빠지지 않는다면 발버둥치는 고양이의 발톱과 몸에 커튼이나 이불이 감겨 한바탕 소동이 벌어질 것입니다. 도와주려 해도 전혀 협조 자세를 보이지 않고 버둥거리면 사람이나 고양이나 다칠 수밖에 없습니다. 또 안을 때 고양이가 버둥거리다가 주인의 몸에 발톱이 파고들기도 하는데, 발톱이 파고든 채 고양이가 매달리면 지옥을 맛볼 것입니다. 또 사소한 치료나 목욕시킬 때를 생각한다면 발톱을 자르는 것이 무난합니다.

  하지만 방목하는 경우에는 깎아서는 안 됩니다. 고양이는 '오늘 발톱을 깎았으니 담벼락이나 나무는 못오르겠지?'라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위기가 닥치면 평소처럼 담이나 나무에 올라 도망치는 상황에서 주루룩 미끄러지고 맙니다. 마당에서 일어나는 일이라면 웃기고 재밌는 광경이겠지만, 집 밖에서 이런 일이 생기면 죽음에 직면할 수도 있습니다.

  발톱을 깎을 때는 사소한 팁이 있는데, 익숙해지면 간단합니다. 스킨쉽의 일환으로 몸 구석구석을 꼼꼼하게 체크하면서 발톱을 깎아주도록 합니다. 노령의 고양이는 점점 발톱을 갈지 않게 되므로 새 발톱이 나는 속도가 느려지는데 그렇게 되면 발톱이 점점 굵고 완곡해지기도 합니다. 완곡해진 발톱은 어느새 살에 파고들어 상처를 내므로 어린 고양이보다 더욱 세심한 발톱관리가 필요합니다.

  발톱 뿌리의 불투명한 부분에는 피가 흐리기 때문에 그 부분까지 자르면 출혈이 생깁니다. 그런만큼 고양이가 하얀 발톱을 가졌다면 알아보기 쉽지만, 검은 발톱의 경우 불투명한 부분을 알기 어려우므로 조심해야 합니다. 펫 전용 발톱깎이에는 가위형과 피가 흐르는 부분을 알 수 있도록 라이트가 달린 것이 있는데, 사람이 쓰는 손톱깎이로도 충분히 대체할 수 있습니다. 이때는 발톱을 좌우에서 끼우듯이 자르면 됩니다.

  어떤 발톱깎이를 사용하든 자르려고 하면 필사적으로 거부하며 반항하는 고양이도 있고, 1~2개까지는 자르게 하지만 그 이상 자르려 하면 물어뜯거나 난폭하게 굴거나 심한 경우에는 발톱깎이를 보자마자 도망치는 고양이도 있습니다. 발톱을 깎는다면 일단은 고양이를 꽉 누르지 않아야 합니다. 고양이는 볼톱이 잘리는 것보다 구속당하는 데 공포를 느끼고 점점 더 발톱 깎는 것을 싫어하게 됩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자르고야 말겠어' 하는 의욕도 좋지 않습니다. 고양이에게는 그것이 살기와 공포로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발톱을 자를 때 중요한 것은 느긋한 마음입니다.

  푹 잠들어 있는 고양이에게 슬쩍 다가가 살기를 누르고 민첩하게 자릅니다. 고양이가 눈을 뜬 순간 재빨리 손을 떼면서 자른 발톱도 감추고 시치미를 뗄 것. 그날은 발톱을 그 정도로만 깎고 다음날도 똑같은 방식으로 몇개 자릅니다. 이런 식으로 며칠에 걸쳐 깎으면 되는데, 이때 어느 쪽 발톱을 잘랐는지는 꼭 기억해야 합니다. '어디까지 잘랐더라'하고 확인하고 있다가는 하나도 채 자르기 전에 고양이가 잠에서 깨 도망치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주인이 발톱을 잘 깎아줘도 고양이는 매일 발톱을 갈고 있습니다. 고양이의 발톱갈이는 본능이므로 깎아주거나 야단쳐서 그만두게 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꼼꼼하게 발톱을 깎아주는 동시에 발톱갈이용 스크래처를 반드시 준비해야 합니다. 스크래처가 없으면 가구나 벽에 발톱을 갈게 되므로 발톱도 상하고 집과 가구도 상합니다.

  펫샵이나 쇼핑몰에는 여러 타입의 스크래처를 파는데, 되도록 집안에는 없는 소재로 된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구와 똑같은 소재의 스크래처를 설치하면 고양이는 가구와 스크래처를 구별하지 못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집에 없는 소재라면 뭐든 좋은 것만도 아닙니다. 고양이는 주변에서 가장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을 골라 발톱을 갈게 되므로 스크래처보다 소파의 질감을 더 편하게 느낀다면 소파에 발톱을 갈 것입니다.

  이런 일을 예방하기 위해 '집안의 어떤 것보다 스크래처가 더 발톱을 갈기 편한 상황'을 만들어주면 됩니다. 고양이의 발톱갈이 기분은 인간으로서는 알 수 없으니 몇 종류의 스크래처를 거치며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돈은 좀 들겠지만 스크래처보다 비싼 가구를 지킬 수 있다면 그리 비싼 것도 아닐 것입니다. 또 스크래처가 어느 정도 마모되면 새것으로 교체해야 합니다. 마모된 스크래처보다 가구를 더 편하게 느끼게 되면 고양이는 가구에 발톱을 갈게 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스크래처를 사용하는데도 벽이나 가구에 발톱을 가는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사실은 야단을 쳐봐야 소용없다는 것뿐입니다. 주인이 보는 데서는 안 할지 몰라도 주인이 없으면 확실하게 박박 긁어줍니다. 교활해서가 아니라 '주인이 있을 때는 하면 안 되는구나'라고 이해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행동에 대처하려면 발톱을 갈지 않았으면 하는 곳에서는 발톱을 갈지 못하게 할 방법을 생각해야 합니다. 장소에 따라서 '발톱갈이 금지시트'를 붙일 수 있는 곳과 없는 곳이 있으니 잘 연구해봐야 합니다.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습니다. 아무리 애를 써도 벽에 발톱을 긁는다면 그 벽 앞에 다른 물건을 놓으면 되고, 등나무 가구에 발톱을 긁는다면 그 가구를 창고에 넣거나 처분하면 됩니다. 장판에 발톱을 간다면 바닥을 나무로 밖는 방법도 있습니다. 요컨데 물리적으로 발톱을 갈 수 없게 하는 방법을 생각하면 되는 것입니다.

  정신적인 대응책도 있습니다. '이 가구는 고양이의 스크래처 겸용이다'라고 발상을 전환하면 초조한 마음이 가라앉으면서 평온한 일상을 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집 고양이는 매우 비싼 스크래처를 사용한다'고 생각하는 대인배적인 도량이 풍요로운 삶을 실현시켜, 주인이나 고양이 모두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고양이는 몸이 아프면 발톱을 갈지 않으므로 왕성한 발톱갈이는 건강하다는 반증입니다. 그러니 고양이의 발톱갈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가장 좋은 해결책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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