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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집사의 일기/고양이 상식

캣푸드에 관한 상식(고양이사료, 캔간식)

친절한 J군 2017. 8. 11. 17:57

 

 

  동물은 각자 식성이 다르기에 이 주구상에서 함께 사는 것이 가능합니다. 만약 모든 동물이 똑같은 음식을 먹어야 한다면 언젠가는 먹이가 바닥나 모두 굶어죽겠지만, 각자 먹이의 대상이 다르니 먹이를 다툴 필요 없이 공존한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식성이 다르다는 것은 피요로 하는 영양소가 다르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가령 육식동물은 다른 동물의 몸을 먹음으로써 단배길을 섭취하고, 초식동물은 풀이나 나뭇잎을 먹고 단백질을 만들어냅니다. 그중 순수한 육식동물인 고양이는 고기와 채소를 먹는 잡식동물인 인간과는 필요한 영양소가 다르기 때문에 사람과 똑같은 음식을 먹으면 영양소가 결핍되어 병에 걸립니다. 사람에게는 사람의 영양학이, 고양이에게는 고양이의 영양학이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주인은 고양이에게 고양이의 영양학을 충족시키는 식사를 제공해야 합니다.

  고양이의 식사는 사람의 식사보다 만드는 과정이 훨씬 복잡한데, 그래서 생겨난 것이 고양이에게 필요한 영양을 고려해 만들어진 캣푸드입니다. 그런 만큼 고양이를 건강하고 오래 살게 하고 싶다면 캣푸드에 대한 올바른 지식부터 습득하도록 해야 합니다.

  옛날에는 고양이들에게 '고양이밥(밥에 멸치나 생선뼈를 섞어 된장국에 말아주는것)'을 먹였습니다. 이로 인해 영양소가 결핍된 고양이들의 수명은 기껏 5년 정도였지만 요즘 고양이의 평균 수명은 15년 전후이고, 20년 이상 사는 고양이도 드물지 않습니다. 이렇게 되기까지는 캣푸드의 발달과 보급이 큰 공헌을 했습니다.

  동물은 자신이 필요로 하는 영양원을 맛있게 느끼도록 만들어졌고, 맛있다고 느끼기 때문에 그 영양원을 먹고 싶어합니다. 이때 필요로 하는 영양원이 사람과 다른 고양이는 당연히 맛있다고 느끼는 대상 또한 사람과 다릅니다. 즉 서로 입맛이 다릅니다. 고양이는 사람보다 많은 단백질과 지질을 필요로 하지만, 염분은 사람만큼 필요 업고 탄수화물은 섭취하지 않아도 됩니다.

  시험 삼아 캔사료를 한입 먹어 보면 싱겁다고 느낄 텐데, 그것은 고양이가 필요로 하는 염분이 사람보다 적기 때문입니다. 고양이에게 맛있는 캔이 사람에게는 맛없게 느껴지는 것이 바로 미각의 차이입니다. 이건 고양이의 미각이 열등해서가 아니라 필요로 하는 영양소가 다른 데서 비롯됩니다. 사람이 맛있게 느끼는 맛의 핵심 포인트는 염분이다. 때문에 사람에게 맛있는 음식을 고양이에게 주면 고양이는 염분을 과다하게 섭취할 수밖에 없습니다. 염분의 과잉섭취가 질병을 초래하는 것은 사람이나 고양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만큼 신선한 생선은 줘도 괜찮지만 '소금양념을 하는 게 맛있겠지?'라는 생각은 잘못입니다. 고양이의 미각에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질병의 원인이 됩니다.

  사람이 맛있어 하니 고양이도 맛있어 할 것이라는 인간중심의 이기적인 사고 방식은 때때로 잘못된 애정으로 이어집니다. '잘돼라'고 했던 일이 실은 잘못된 애정이라면 고양이는 행복해질 수도, 건강을 지킬 수도 없을 것입니다.

  식사시 고양이가 옆에 있으면, '조금 줘볼까?' 하는 생각이 드는게 인지상정일 것입니다. 또 고양이가 냄새만 맡고 먹지 않으면, '그럼 이거 먹어볼래?' 하며 다른 것을 주고 싶은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그런 행동을 하면 고양이는 사람의 식사에 참여하려는 습관이 붙고, 그렇게 되면 사람의 입맛에 맞게 간한 음식을 먹는 습관이 몸에 배어 영양학적 측면에서 보면 고양이에게는 염분의 과잉섭취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맵고 짠 것을 먹다보면 더 강한 맛을 찾게 되고, 배가 불러도 눈앞의 맛있는 것을 계속 먹으려는 것은 사람이나 고양이나 매한가지, 그 결과 사람은 고혈압, 고양이는 신장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미각을 잃는 것까지는 괜찮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아도 나이를 먹을수록 신장이 나빠지는 고양이에게 과도한 염분 섭취는 치명적입니다. 신장이 나빠져 병원에 가면, '사람 음식은 주지 마세요'라고 지도할 것입니다. 그런데 사람의 식사에 참여하던 고양이의 습관을 없애기란 상상 이상으로 어렵습니다. 사랑하는 고양이의 '조르기 신공'을 무시한 채 묵묵히 먹는다 해도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도 모를 만큼 마음이 불편할 것입니다.

  그러니 애초에 사람의 음식은 주지 않는 습관을 들여야 사람의 음식에 무관심해지고 원하지 않게 됩니다. 생선을 한 조각 잘라주고 싶을 때는 식탁이 아닌 부엌에서, 고양이의 밥그릇에 담아주도록 합니다. 식탁은 사람만 사용한다는 것을 인식시켜야 고양이의 건강을 지킬 수 있습니다.

  사람 음식을 주면 안되는 것은 알지만 고양이가 캣푸드를 안 먹어서 괴로운 주인도 있을 것입니다. 고양이가 밥을 먹지 않으면 불안해진 주인은 뭐든 좋으니 먹어만 주면 다행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 결과 고양이는 입맛이 까다로워지고 점점 더 캣푸드를 먹지 않게 되는 악순환이 발생합니다.

  슈퍼나 펫샵의 펫푸드 가보면, 개사료 코너보다 고양이사료 코너가 훨씬 더 넓다고 느낄 것입니다. 그것은 캣푸드의 맛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인데, 고양이는 취향이 까다롭고 주인은 그 취향에 애를 먹고 있다는 반증입니다.

  충분한 먹이를 공급받는 고양이일수록 똑같은 캣푸드는 질려서 먹지 않게 됩니다. 종류를 바꾸면 당장은 먹지만 시간이 지나면 역시 먹지 않습니다. '이렇게 종류가 많은데, 우리 고양이가 먹을건 없다니!' 한탄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럴 때는 몇 가지 종류를 정기적으로 바꿔주는 방법을 써보도록 합니다. 질려서 안 먹던 먹이도 지나서 지나면 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양이의 먹고 안 먹는 결정적인 요인이 냄새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고양이는 맛보다 냄새의 동물입니다.

  건사료의 포장을 개봉하면 집게 등으로 밀봉합니다. 사료통에 담고 남은 사료를 냉동실에 보관하는 것도 좋지만, 처음부터 대포장을 사지 않는 것이 좋고, 캔도 한번에 다 먹을 수 있는 사이즈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또 겨울에는 캔을 사람의 체온만큼 따뜻하게 데워주면 냄새가 풍겨 더 잘 먹습니다. 이처럼 고양이의 식생활은 냄새를 풍기려는 다양한 노력으로 얼마든지 개선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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