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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집사의 일기/고양이 상식

고양이는 몆마리까지 같이 살수 있을까

친절한 J군 2017. 8. 8. 17:52

 

  고양이는 원래 성묘가 되면 자기 영역을 만들어 혼자 사는 동물이지만먹이경쟁을 할 필요가 없는 풍족한 환경에서는 여러 마리가 함께 살 수도 있습니다. 또 사람이 키우는 고양이의 정신연령이 새끼고양이 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도 공동생활이 가능한 데에 영향을 미칩니다. 새끼고양이 때는 부모형제들과 함게 집단으로 살기 때문입니다.

  다수의 고양이를 키우다보면 한 마리만 키울 때와는 미묘하게 다른 즐거움을 맛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몇 마리든 제한 없이 키울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각 가정의 환경에 따라 키울 수 있는 묘구 수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것을 고려하여 몇 마리를 함께 키울지 정해야 한다.

  금전적인 조건이나 집의 크기 외에도 간과해서는 안 될 사항은 고양이를 책임지고 돌볼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인지입니다. 매일 보살펴야 하는 항목 외에 사소한 작은 변화도 눈치채고 질병을 조기발견하거나, 고양이들끼리 관계가 원만하게끔 배려하려면 한 사람당 2~3마리까지를 한계로 봅니다. 물론 매일 집에 있으면서 고양이를 돌보는 데 열중할 수 있다거나 개개인의 사육 경험에 따라서도 다르지만, 일을 하면서 고양이를 키우는 경우라면 진지하게 돌보는 사람 한 명당 최대 3마리가 기준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 x마리라고 결정했다면 도중에 한 마리씩 늘려가기보다 처음부터 희망하는 묘구 수를 동시에 키우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게 해야 고양이들끼리의 관계가 제대로 형성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죠.

  새끼 고양이는 보통 3~5마리의 다른 형제들과 함께 태어나 어미의 보호하에 성장합니다. 생후 10일 전후로 눈과 귀가 뜨이는데, 그것은 주변 세계를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뜻입니다. 고양이의 생후 2주째부터 7주까지를 사회화기라고 칭합니다. 이 사회화기는 자신이 사는 세계나 동료를 인식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시기입니다. 이때 어떤 경험을 했는지가 고양이의 성격을 결정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풍부한 경험을 한 새끼일수록 대범하고 활발한 고양이로 성장합니다.

  형제와의 접촉 없이 사회화기를 보낸 새끼고양이는 다른 고양이와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양이를 자신의 동료로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고양이는 어미 고양이가 있는 가정에서 입양한다 해도 고양이들의 관계가 좋아지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다수의 고양이를 키울 생각이라면 새끼 때부터 함께 키우는 것이 좋습니다. 어떤 새끼 시절을 보냈는지 모를 경우, 아무리 첫 만남에 신경을 쓰더라도 기존 고양이와 어떤 관계가 될지는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고양이가 주인을 따르고 마음을 허락하는 것은 사회화기에 사람과 접촉했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사회화기에 개나 새들과 함께 자란 고양이는 평생 개와 새를 동료로 여기며 함께 살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사람과 고양이, 고양이와 고양이가 사이좋게 사는 데는 사회화기의 경험이 크게 영향을 미칩니다.

 

그렇다면 같이 사는 고양이에게 무엇을 요구할 수 있을까요?

  '사람은 싫지만 동물은 좋다'는 사람이 간혹 있습니다. 사람이 싫다는 말에는 사람인 자신까지도 싫다는 뜻이 포함되는데, 그렇게 싫어하는 사람인 나의 애정을 소중한 고양이에게 쏟아도 좋은 것일까요? 그 애정을 받은 고양이는 과연 행복해할까요?

  사람이 싫다는 말은 사람이 좋다는 뜻으로 뒤집어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사람은 어쩌면 인간사회에 염증을 느끼고 등을 돌린 건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사실은 사람에게 주고 싶은 마음을 고양이에게 대신 쏟는 것이라면 고양이에게 실례가 아닐까요? 이런 대상행동을 하면 주인이나 고양이 모두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사람은 귀찮지만, 고양이는 편하다'라는 이유로 쏟는 일방통행의 애정도 건강한 사고방식이 아닙니다. 애정은 일방통행으로는 전달되지 않습니다. 상처받은 마음을 고양이에게 치유받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거기로 도망치지는 말아야 합니다. 건강한 감정으로 고야이를 사랑하면서 치유 받은 마음으로 자신을 직시하고 다른 사람을 사랑하도록 노려해야 합니다.

  고양이가 사람을 따르고 의지하는 것은 그 사람에게 애정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고양이가 사랑하는 나를, 정작 본인이 사랑하지 못한다면 고양이의 신뢰를 배신하는 것밖에 안됩니다. 동물을 키운다는 것은 다른'생명'을 사랑한다는 뜻인데, 내 생명을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이 과연 고양이의 생명을 사랑할 수 있을까요? 그런 병든 애정을 받으며 사는 고양이가 얼마나 행복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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